50대 중반의 여성 A씨는 오랜 기간 일용직과 단기 아르바이트로 검소하게 살아오던 중, 지인의 권유로 생활용품 유통 사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명의를 잠시 빌려주는 조건에 소액 투자만 하면 소득이 생긴다는 말에 별 의심 없이 동참했지만, 그 끝은 막대한 빚이었다.

 

공급업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납품을 위해 추가 물량 확보가 필요하다”며 자금 투입을 계속 요구했고, A씨는 신용대출과 카드론으로 이를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사업은 운영되지 않았고, 남은 것은 총 16곳 금융기관 및 대부업체에 걸친 5,600만 원 상당의 채무였다.

 

형사 고소를 고려했지만 계약서와 송금 내역만으로는 단순 투자 실패로 여겨졌고, 경찰에서도 사기죄 성립이 어렵다는 판단을 받았다. 결국 A씨는 고정 수입도 없는 상태에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느끼고, 법무법인 에이앤랩을 찾아 개인파산 절차를 밟기로 결심했다.

 

‘투자가 아닌 기망’… 외부 설득에 의한 채무임을 소명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에이앤랩은 단순한 과소비가 아닌 반복적인 투자 유도와 기망으로 인해 채무가 발생했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상품공급 계약서, 송금 내역, 문자 대화 등을 통해 A씨가 자의가 아닌 외부 권유로 인해 빚을 떠안게 된 사실을 설득력 있게 구성했다.

 

또한, A씨가 실질적으로 소득이나 자산이 전무하다는 점도 명확히 입증했다. 등기부등본, 예금잔고, 보험 해약환급금 내역 등을 통해 현재 처분 가능한 재산이 없고, 경제활동이 어려운 상황임을 법원에 제출했다.

 

A씨는 반성문과 진술서를 통해 채무를 갚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구조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태였음을 호소했고, 건강 문제로 향후 상환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결국 법원은 전액 면책 인가

 

대구지방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받아들여, A씨가 고의나 낭비가 아닌 외부 기망에 의해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게 된 점과 변제 능력이 전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 결과 약 5,600만 원 전액에 대해 면책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A씨는 추심과 연체이자의 압박에서 벗어나, 다시 삶을 재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단순한 소비 탕감이 아닌 ‘기망에 의한 채무’를 구조적으로 설계해 구제받은 이번 사례는, 투자 권유와 사기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어떻게 법적 설득력을 갖춰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유선경 변호사 인터뷰

 

 

A.가능합니다.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반복적인 유도와 기망, 즉 외부 설득에 의해 채무가 늘어난 경우, 개인의 낭비나 사치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의뢰인은 초기 소액 투자만 했으나, 계속된 물량 요구와 납품 압박으로 인해 채무가 누적되었고, 그로 인해 전액 면책이 인정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채무의 발생 경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A.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현재와 가까운 장래에 변제 능력이 없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장기 무직 상태였고, 부동산, 차량, 예금, 보험 환급금 등 처분 가능한 자산이 전무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여기에 향후 수입 가능성도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법원의 신뢰를 이끌어냈습니다.

 

 

A.법적 요건에 맞는 자료 구성과 함께, 채무자가 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는지 ‘구체적 서사’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단순히 “빚이 많다”는 주장이 아니라, 투자 유도의 방식, 자금 조달 과정, 현재의 생활 상황까지 일관되게 입증했고, 진정성을 드러내는 진술서와 반성문까지 제출했습니다. 전략적인 문서 설계가 핵심입니다.

 

본 사건은 지인의 투자 권유로 시작된 사업 명의 대여가 결국 수천만 원의 빚으로 이어졌으나, 전문 법률 대응을 통해 단기간 내 전액 면책을 이끌어낸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투자 판단으로 보이던 행위가 반복적인 설득과 기망에 가까웠음을 소명하며 도덕적 비난 가능성을 낮췄다.

 

-무직 상태와 무자산 구조를 철저히 입증해, 현재와 미래의 상환 능력 부족을 객관적으로 설득했다.

 

-면밀한 자료 수집과 전략적 서면 제출로 채무자의 진정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법원의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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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채무의 무게가 감당하기 힘들다면, 가장 먼저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재기의 첫걸음일 수 있습니다.